[16차] 덕항산 하나
열여섯번째 산행지
장소 : 덕항산
일시 : 2012년6월 27일
코스 : 하사미교...예수원...구곡시령...덕항산...자암재...환선굴...주차장
위치 : 강원도 태빅시. 삼척시
높이 : 1,071m
시간 : 6시간 30분
10시 30분 하사미교애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다리를 건너 마을입구로 들어서니 푸른 배추밭이 가뭄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만큼
탐스럽게 마치 꽃처럼 이쁘게 크고 있다.
감자도 수확철이 다가오니 예쁜 꽃을 머리에 이고 길손을 반긴다.
올 여름에는 참 감자꽃을 많이도 본다.
일년에 한번도 못보고 지나칠때가 많았는데
원정산행을 많이 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경험들을 다양하게 된다.
이정표도 참 정겹다.
안개때문인지 아니면 비가 왔는지 보석처럼 반짝이는 물방울이 거미줄에 내려앉았다.
마을을 벗어나 잠시 걸어가니 예수원이 나온다.
이런 시설이 아니고 다른 용도였다면 한번쯤 이용해보고 싶을만큼 운치있다.
촉촉한 오솔길이 정말 마음에 든다.
무성한 숲의 푸르름이 너무 좋아서 인증샷을 한다.
구부시령 전설이 마음을 찡하게 한다.
이 여인의 운명이 참으로 기구하지만 어떻게 아홉남편이나 만날수 있었는지
좀 이해하기 힘들기는 하다.
구부시령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다시 마치 꿈처럼 끝없는 숲길이 이어진다.
오늘은 어쩌면 안개때문에 더 운치있고 즐거운 산행이었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맑았다면 이렇듯 촉촉하고 싱그러운 숲과 만나지 못했을테니까.
그림같은 풍경들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하고 기념으로 뭔가를 남기고 싶게 한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발길이 나도 모르게 풀섶으로 향했다.
그리고 또 안되는데 하면서 앉았다.
폭신한 초록색 카펫에 앉아 잠시 그 시간을 음미하며 소중하게 기억하고자 머문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덕항산 정상까지 올랐다.
사람이 너무 붐벼 정상석 인증은 하지도 못하고 기념샷만 하고 자리를 내어주었다.
능선길을 걸으면서 오른쪽을 보면 절벽이라는데 짙은 안개에 가려
낭떠러지는 보이지도 않고 마치 한폭의 수묵화같은 풍경이 눈길을 끈다.
마치 신선이 구름위를 걷듯이 오늘은 이렇게 예쁘고 편안한 숲길에서 놀았다.